겨울이다. 옷장 속 두툼한 외투는 이미 꺼냈다. 조금이라도 추위를 피하려고 평소 거들떠보지도 않는 히트텍도 입을까 고민 중이다. 외투, 히트텍 말고 겨울의 도래를 알리는 신호가 있다. 바로 겨울냄새이다. 실내에서 갑자기 나갈 때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그 냄새 말이다. 청량한 바람, 마른 나뭇가지, 생긋한 귤. 일상 속에서 우리는 겨울냄새를 보고,…

사이코패스 된 기분으로 먹고 그래. 채식일기도 어느덧 3주차다. 지금까지 쓴 일기는 모두 SNS에 공유했는데, 많은 분들이 재미있는 댓글을 달아주셨다. 이번 주에 특히 기억났던 댓글은 사이코패스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면서 고기를 먹는다고 했던 말이다. 동물권 때문에 채식을 한다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 것과 똑같은 이유로, 처음에는 그 댓글이 잘 와닿지 않았다.…

지진을 예견하는 미모사 이제 우리나라에서 예보는 필수이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지진까지.  최근 한국에서도 지진이 발생하면서 동물이나 식물에 지진전 행동이나 현상에 관심을 갖게되었다.  미모사는 낮에는 잎이 활짝 열고, 밤에는 잎을 닫는 속성을 가진다. 다른 말로는 신경초라고 불리기도 하고 함수초 (부끄러움을 머금고 있는 꽃)이라는 재밌는 이름을 가졌다. 함수초는 특히 양잎이 닫히는 모습을 알고…

진짜 나무심는 게임, 트리플래닛    지난 번 플랜트내니와 포켓플랜트를 리뷰한 이후로 다른 식물 키우기 게임들을 여럿 해보았지만 소개할만큼 이렇다 싶은 컨텐츠가 없었다. 보통 다 비슷비슷한 게임들 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친구의 추천으로 ‘트리플래닛(Tree Planet)’이라는 게임을 알게 됐다.   ‘나무 심기 게임’ 이전에 내가 했던 게임들이 귀엽고, 예쁜 ‘식물’에 집중하고 있었다면,…

식물의 시공(時空)_4   4월 16일, 잊을 수 없는 날   현대인들의 삶은 2014년 4월 16일, 그 날 이후로 조금 변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참사에 대한 기사를 처음 접했을 때,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했다. 당시 대통령 한 사람만 빼고.  당시의 나는 아주 여유롭게 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그리고 엄마에게 전화가 와서…

KFC 징거버거 1+1, 혜화에서만! 지난주 식단에서도 볼 수 있지만, 나는 일주일에 최소 두 번은 햄버거를 먹는 햄버거 덕후다. 물론 치킨이 제일 좋긴 한데 혼자 먹을 수 없으니까. (진짜 먹고 싶으면 시켜먹기도 한다만…) 게다가 치킨은 그 기름진 튀김 껍데기에 가끔 죄책감을 느낄 때도 있는데, 햄버거는 그런 게 없다. 다들 인스턴트라면서 안 좋은…

채식주의자를 배려하는 방법 내가 채식주의자를 대하는 태도는 예전에 동성애자들을 대했던 태도와 비슷하다. 존재한다고는 하는데 주변에는 없으니 그들은 뭔가 특이하고, 마이너하며, 평범하지 않은, 나와 다른 사람일 거라고 단정 짓곤 했다. 한국에서 채식주의자의 위치도 비슷하지 않은가 싶다. 채식 식당은 가뭄에 콩 나듯 있고, 모든 식당에서 원재료 표기를 하지 않는다. 그들의 존재 자체를…

  . 사람은 누구나 우위에 서고 싶어한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자연도 통제 하에 두고 싶어하지만, 비단 자연 뿐은 아니다. 언제부터 시작된 건지 알 수도 없을 만큼 오래된 이 욕심은 서로 짓밟고 물어 뜯는 것에도 타당성을 부여한다. 자신의 유익을 위해서 타인을 해하는 것은 옳다고 칭찬받을 일은 못되지만, 그래도 마냥 비난받을 일도…

나를 변화시키는 식물   식물에 대해 조사를 하고 직접 식물과 가까이 지내고 생각을 글로 쓰기도 하면서 가장 많이 드는 마음은 식물은 ‘힐링’이라는 것이다. 기분이 울적해서 친구를 만났을 때 위로한답시고 주절주절 말하는 것보다 그냥 조용히 같이 있어주는 게 더 힘이 되는 것처럼. 책상 위에 놓인 화분 하나의 고요함이, 그 변하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