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식물들의 겨울나기

In Journal, Urban 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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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1월. 추워도 너무 춥다. 사무실에 난방을 틀어도 손발이 시렵다. 갑자기 날씨가 꽁꽁 얼어 붙으니 보일러도 안 켜놓은 집에 남아있는 식물들이 걱정된다. 나도 이렇게 추운데, 식물도 춥지 않을까? 실내에서 많이 키우는 식물들의 월동에 대해 알아봤다.

 

월동 越冬

우리는 일반적으로 ‘월동’이란 동물들의 겨울잠처럼 특정한 나무나 작물들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월동은 겨울을 나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그러니 사람도 김장을 하고, 곡물을 저장하듯이, 겨울에 죽지 않는 모든 식물들은 각자 저마다의 월동을 하는 것이다. 작고 연약해 보여도 식물들은 겨울을 날 수 있는 고유의 힘을 가지고 있다. 이런 힘으로 돌봐주는 이 하나 없는 자연에서도 꿋꿋이 살아남는다.

매서운 비바람이 몰아치는 자연에 비하면 실내환경은 아주 양호하다. 영하로 기온이 떨어져 수도관이 동파되는 정도의 온도만 아니면 식물들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가끔 실내에 들여놨는데도 식물이 얼어죽었다고 하는 걸 보면, 보일러를 틀어 실내 기온은 높은데 겨울이랍시고 물을 조금 줘서 말라 죽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특별히 추위에 약한 친구들이 아니면 추울까봐 너무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괜찮다.

 

추위에 강한 초록식구들

 

그래도 이제 겨울이 코 앞인 마당에 이왕 선물을 하거나 키울거면 겨울을 잘 나는 식구들을 데려오는 게 좋지. 실내에서 키우기도 좋고, 꿋꿋이 겨울을 잘 버텨내는 식물들을 알아보자.

 

  1. 제라늄/아이비

제라늄과 아이비는 오히려 여름이 고비라고 할 만큼 추운 계절에 더 알맞는 식물이다. 특히 햇볕이 잘 드는 곳을 좋아하기 때문에 베란다에 놓고 키우면 광합성이 잘 되어 잎사귀의 동그란 무늬가 선명해지는 걸 볼 수 있다. 아이비는 본래 건물 벽을 뒤덮으며 자라나는 야외 식물이기 때문에 추위에 강하다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1. 율마

율마는 길게 설명할 것도 없이  크리스마스 트리에도 쓰이는 식물이다. 늘 푸릇푸릇한 침엽수를 닮은 형상 때문인지 율마를 여러 그루 심어두면 숲 같은 디스플레이를 할 수 있다. 특히 율마는 0도 정도의 기온에서는 단풍이지듯 환상적인 황금빛으로 물이든다. 보통 가정집은 따뜻한 기온을 유지하기때문에 겨울철에도 이 황금빛을 보기가 어렵지만, 겨울철 베란다는 율마가 탈바꿈하기 딱 좋은 기온이니 참고하면 좋겠다. 특히 통풍이 잘 되는 곳을 좋아하니 율마에게는 베란다가 안성맞춤이다.

 

  1. 게발 선인장

겨울에만 강한 식물 말고, 물을 많이 안줘도 알아서 쑥쑥 자라는 선인장류가 좋다면 게발 선인장(가재발 선인장)을 추천한다. 납작한 원 형태의 줄기가 체인처럼 이어지는 게발선인장은 한 번 본 사람이면 잊을 수 없을 만큼 독특하게 생겼다. 게다가 줄기 끝에 피어나는 핫핑크색 꽃은 정말 화룡점정의 아름다움이다.

그냥 그런 거 다 필요없이, 선인장이니 만큼 여름에도 강하고,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1. 이베리스/천리향

다른 것보다 ‘꽃’이 위주가 된 화분을 키우고 싶다면, 겨울이 제철이면서 겨울과 아주 잘 어울리는 두종류의 꽃이 있다.

첫번째는 이베리스인데, 흰 꽃잎이 몽글몽글 뭉쳐 눈송이처럼 생겨서 한국에서는 ‘눈꽃’이라는 애칭으로 더 많이 불린다. 꽃송이들이 핀 이베리스 화분은 마치 함박눈이 소복이 내린 것 같다. 꽃송이 안에 자세히보면 또 꽃봉우리들이 있어 추워져도 층층히 꽃송이가 피어 점점 커진다. 베란다 월동이 가능한 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두번째는 천리향이다. 향기가 천리나 간다는 천리향은 검색해서 나오는 사진이 다 눈 내리는 배경일만큼 추운 계절에 피는 꽃이다. 개화기는 보통 2-3월. 겨울의 끝자락, 봄의 문턱에서 마지막으로 피는 꽃이다. 한겨울을 춥게 지낼 수록 겨울 끝에 피는 꽃이 아름답다고 하니, 걱정되더라도 꼭 베란다에 내놓는 걸 추천한다.

 

추위에 약한 애들은?

 

추위에 강한 친구들은 그렇다 치고 추위에 약한 친구들은 어떻게하면 좋을까? 우선 가로수들에게 옷을 입혀주는 것처럼 화분을 따듯하게 감싸주면 좋다. 거창할 필요는 없고, 신문지나 뽁뽁이를 한 번 감아주기만 해도 흙의 온도가 유지가 되서 뿌리가 얼지 않아 좋다.

사실 추위에 약한 식물들은 다른 것보다 ‘물’에 가장 예민하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줄기 내의 수분이 얼어버리기 때문이다. 특히 알로에, 스투키, 산세베리아처럼 체내 수분함량이 비교적 많은 친구들은 통째로 꽝꽝 얼어버릴 수 있으니 평소보다 물을 적게 주는 게 좋다. 물을 줄 때도 미지근한 물로 주고, 흙이 젖은 직후에는 따듯한 곳으로 들여놓는 걸 추천한다.

그리고 선반에 올려놓은 아이들은 바닥에 내려놓는 게 좋다. 선반 밑으로 바람이 통하기 때문에 (자연에서)땅에 파묻혀 있는 것보다 흙이 더 차갑게 식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바닥에 놓을 때도 스티로폼이나 신문 등을 깔아주면 더 좋겠다.

 

마음까지 얼어붙는 추운겨울, 실내 가든만은 풍성하게 길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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