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시공(時空)_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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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시공(時空)_4

 

4월 16일, 잊을 수 없는 날

 

현대인들의 삶은 2014년 4월 16일, 그 날 이후로 조금 변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참사에 대한 기사를 처음 접했을 때,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했다. 당시 대통령 한 사람만 빼고.

 당시의 나는 아주 여유롭게 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그리고 엄마에게 전화가 와서 사촌동생이 학교에서 수련회를 갔는데 사고가 난 것 같다고 했다. 인터넷을 켜자 온통 그 사건 얘기가 가득했다. 그 학교는 동생네 학교였다. 혼비백산이 되어 엄마에게, 이모에게 전화를 하고 동생이 연락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건 ‘전원구조’  속보가 났을 때 즘이었다. 동생은 배를 타고 수학여행을 간 2학년이 아니었고 (1학년), 전원구조 기사가 떴길래 안심하고 다시 하던 일에 집중했다. 

 하지만 그 기사는 오보였고, 우리는 이 참사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는 권리마저 없었으며, 책임을 져야하는 어른들은 무기력 했다. 그 무기력함은 몇 년 동안 희생자 유족들을 더 아프게 했다. 나는 유족의 마음을 간접경험했던 그 1시간 정도의 시간을 잊을 수 없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기도했고, 분노했던 그 날 이후로 한국은 집단 우울에 빠졌다. 제대로된 추모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혼란했던 나날들이 이제는 흐르고 흘러 지나갔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우리는 진짜 추모를 해야한다.

 

 

 

‘추모’는 남은 사람들을 위한 것

 

 서울(고속터미널)에서 진도터미널까지는 버스로 5시간. 터미널에서 팽목항까지는 버스로 1시간, 택시로는 2만원이 넘는 택시비가 나온다.

 진도 팽목항에서 5km 떨어진 백동 무궁화 동산에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할 수 있는 ‘기억의 숲’이 완공된지도 1년 6개월이 지났다. 직접 진도에 찾아갔을 때, 택시기사 아저씨는 ‘기억의 숲’에 찾아온 손님은 1년 반동안 내가 두번째라고 했다. 추모하자고 만든 숲에 아무도 추모하러 오지 않는다고. 완공식 때 왔던 수많은 정치인, 관계자들이 다시 찾아오는 걸 보지 못했다고 했다.

우리에게는 ‘사실’이 아닌 ‘실감’이 필요하다. 사실을 아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그걸 받아들이고 온전히 느끼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실감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애도하지 않은 일에서는 졸업할 수 없다. 과거를 애도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 진짜 추모이고, 그것은 희생자들 뿐만이 아니라, 상처를 간직하고 계속 살아가야하는 모든 남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땅 끝인 진도에서도 끝인 그곳. 천년을 산다는 은행나무가 아직 울창하게 자라지는 않았어도, 세월호를 추모하는 우리 모두의 마음처럼 언젠가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데 보탬이 될 이 추모의 숲을 하늘 위에서 담아봤다.

 

시들어 버릴 화환이 아닌

함께 미래를 만들어갈 숲으로 추모를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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