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안으로 피어나는 꽃

In Journal
아래로 내려보기

무화과( 無花果). 꽃이 피지 않는 과실이라는 뜻의 이름이다. 보통의 열매들은 꽃을 통해 수정 되어 생기는데, 무화과는 꽃이 없다고 붙인 이름이다.

 

사실 무화과는 과일이 아니라 안으로 피어난 꽃이다. 우리가 열매 껍질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사실 꽃받침이 부풀 것이고, 무화과 안에 독특한 식감을 내는 동그란 부분 하나하나가 각 개의 꽃송이에서 맺힌 열매(수과)다.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무화과의 생애를 낱낱이 파헤쳐보자.

 

무화과가 나무에 열린 모습을 보면 열매가 모두 암 수 두개 씩 나란히 꼭지를 잇대고 쌍으로 달려있다. 우리가 열매로 먹는 부분은 속이 차있는 암무화과이고, 숫무화과는 속이 텅 비어있다. 바로 여기에 무화과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운이 나쁘면 우리는 무화과와 함께 말벌을 먹을 수도 있다.

 

무화과는 꽃이 밖으로 피지 않기 때문에 곤충이 직접 들어와 수정하지 않으면 번식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무화과는 무화과말벌이 꼭 필요하다. 말벌과 공생관계인 것이다.

먼저 암컷 말벌이 숫무화과 안으로 들어간다. 무화과의 좁은 입구로 들어갈 때 암컷 말벌은 날개나 더듬이가 다 뜯겨 다시 나올 수 없게 된다.  안에서 새끼를 낳은 암컷 말벌은 그대로 생을 마감한다.

그렇게 태어난 수컷 말벌들은 처음부터 날개가 없다. 그들은 무화과 안에서 암컷들(남매)과 교미를 하고 무화과안에 굴을 파는 게 삶의 전부이다. 날개가 있게 태어난 암컷 말벌들은 꽃가루를 잔뜩 묻히고 밖으로 나가 또 다른 무화과를 번식시킨다.

 

가끔 실수로 암무화과에 말벌이 들어간 경우, 안에 공간이 없어 다시 나와야하지만 날개와 더듬이가 부러진 암컷 말벌은 안에서 그대로 죽는다. 무화과는 피신이라는 효소로 말벌을 분해하지만, 운이 나쁘다면 덜 분해된 말벌을 함께 먹을 지도 모른다.

그나마 무화과 말벌이 아주 작기 때문에, 무화과가 다 분해했을 거라고 믿는 수밖에.

Facebook Comments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